헐침 (HULCHIM)은 우리 의대 9기부터 시작된 영화제작과 감상 동아리이다. 할리우드 침공에서 이름을 따온 ‘헐침’ 동아리는 매해 영화를 제작하고 상영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도교수: 가정의학교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Q. ‘헐침’의 지도교수직을 맡게 된 계기
아마 8기, 9기 즈음이었을 것이다. 그 당시 동아리들은 지도교수들이 별로 없을 때였는데, 사은회 행사에 가서 학생들이 영화 동아리를 만든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의과 대학생 시절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은 영화를 가지고 영화제도 하고, 졸업 발표회도 하면서 학생 때 영화를 3개 정도 만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에 대해 학생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도교수직을 부탁받게 되었다.
Q.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신 경험
초기에는 헐침의 부원이 전체 학년에서 10명~11명 정도로 적었다. 이 인원이 1년에 한 번씩 영화를 만들 때와 상영할 때 동아리 모임을 가지고, 회식도 자주 했다.
코로나 전까지는 늘 헐침 영화에 까메오로 출연도 했다.
Q.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옛날 영화 중에서 고르자면 ‘사운드 오브 뮤직’과 ‘닥터 지바고’를 추천한다. 한국 영화 중에서는 독립운동 관련된 영화들로 ‘밀정’이나 ‘암살’이 좋은 것 같다.
의사의 입장으로 얘기하자면 ‘오아시스’라는 영화가 있다. 문소리 (여자주인공, 뇌성마비 장애인 역)배우와 설경구 (남자주인공)배우가 출연한다. 이런 영화들은 환자의 캐릭터를 너무 잘 표현했기 때문에 의사로서 정말 보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Q.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면서 아쉬웠던 부분
예전에 헐침 부원이 적을 때는 영화를 찍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여서 같이 얘기할 때는 학생 한명 한명이랑 대화할 여유가 있었다.
최근에는 헐침이 인기가 좋아져서 한 학년당 10명 이상도 있다보니 다 같이 만나고 진솔한 대화를 하고 소통하기가 어려워졌다.
아무래도 의과대학 특성상 학생들이 다들 바쁘다. 조직이 커져도 다들 바쁘지 않았다면 자주 만날 수 있어서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이 커지니까 개인적인 친밀도가 떨어진 것이 아쉽다.
두 번째는 코로나다. 8기부터 시작된 전통있는 동아리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윗선배들과 후배들의 소통이 줄어드는게 아쉬워서 홈커밍데이를 계획하고 있었다.
의림제를 해도 인턴 레지던트 선배들만 오니까, 부원들이 초기 선배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5월이나 6월에 그동안 만든 영화를 모아서 상영회도 하고, 그동안의 헐침 선배들을 초청하는 홈커밍데이를 하려고 했었는데, 하필 그때 코로나가 터졌다. 홈커밍데이도 무산되고, 그 해에 의림제도 취소되면서 선후배 사이에 거리감이 정말 크게 생긴 것 같아 아쉽다.
Q. 헐침에서 영화를 만들 기회가 생긴다면 만들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시사성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사가 많아진 사회를 풍자한다든지, 그런 것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Q. 헐침에 기대하는 모습이나 목표
예전에 헐침에서 만든 영화를 전주국제영화제에 제출한 적이 한 번 있다. 거기서 독립영화부문에서 장려상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헐침의 의미가 헐리우드 침공이니까 목표를 조금 크게 잡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에 지금 사태까지 더해져서 전통이 내려가기 힘들어졌으니, 다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새롭게 시작하기를 바란다.
Q.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일단 지금 사태가 사태이니 만큼 빨리 정상을 좀 찾았으면 좋겠다. 정상화됐다고 가정한다면,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decision making을 빨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최선을 다한 결정이라면, 그것 자체로 성공이다. 나중에 결과를 보고 성공과 실패를 나눠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제작할 때도, 공부할 때도, 심지어 연애할 때도, 자신이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빠르게 내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후회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학장단에 하고 싶은 말
앞으로 사태가 정상화된다면 동아리 지원을 좀 더 늘려주기를 바란다. 폭넓은 의사, 다양한 경험이 있는 의사를 키우는 데에 동아리 활동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과를 보고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늘었으면 좋겠다.
Q. 학생회에 하고 싶은 말
동기와 선후배는 나중에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다. 지금은 경쟁자이기도 해서 잘 모르겠지만,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그러니 대학 내 선후배 간의 친목을 높이기 위해 학생 집행부가 리더십을 발휘했으면 좋을 것 같다.
Q. 기타 하시고 싶으신 말
지금 생각해보면 헐침의 역사가 중간중간 끊긴 아쉬움이 크다.
내가 지도교수로 있을 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초반 선배들부터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헐침이 어떻게 자란 동아리인지, 이 동아리의 뿌리를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늦기 전에 연락이 되는 선배들과 꼭 만남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왼쪽부터 본과 2학년 이은수 (동아리 회장), 본과 1학년 이나경 (학생기자), 선우성 교수 (동아리 지도교수)
동아리 회장
이은수 (본과 2학년)
Q. 동아리 회장직을 맡게 된 계기
영화를 좋아해서 동아리에 들어왔다. 회장 선출 공지가 떴을 때, 나서는 일을 한 경험이 평소에 많이 없었기에 고민이 됐다. 하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과 영화를 찍는다는 특별한 경험에 대한 끌림 때문에 회장직을 지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회장직을 하면 선후배들도 많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지원했다.
Q. 최근 1년간 동아리 활동 요약 및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
크게 두 가지 활동이 있었다.
첫째로 학년별로 영화를 감상한 것이다. 학년별로 운영하는 단톡방들이 있어서, 영화를 한 달에 한 편 정도씩 보고 감상을 적으며 이야기해보는 소규모 활동을 진행했다.
두 번째가 가장 인상적인 활동이었는데, 활동 기수가 다 함께 모여서 2일간 캠프를 하면서 영화를 촬영한 것이다.
선배들이 제작한 대본을 토대로 SNL 예능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영상을 2편 제작했다. 이후 의림제 때 상영을 했는데, 동기 및 선후배들이 열렬히 반응해 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Q. 동아리 회장직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과 의미 있었던 점
힘들었던 점은 코로나 이전에 영화를 만들어 봤던 선배들이 없다는 점이다.
처음 영화를 만들다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하기가 어려웠다. 장비 대여부터 촬영 방법까지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고, 상영 일정을 맞추는 것도 고민이 되었다.
다행히 동기들, 특히 영상편집을 잘하는 동기가 큰 도움을 주었고, 선배들이 제공해 준 대본에 맞추어 후배들도 연기를 정말 잘해줘서 걱정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모든 과정에서 선후배들의 새로운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고, 직접 영화 제작을 해보는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영화를 제작할 기회가 된다면 시도해 볼 생각이다. 또 헐침 영화의 시나리오를 동아리 내에서 제작하는 것도 좋지만, 의대 전체에서 시나리오 공모를 받아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지도교수님께 드리고 싶은 말
미숙하지만, 회장직을 맡게 되어 앞으로 열심히 해보겠다는 말씀을 가장 먼저 드리고 싶다.
내년부터 다시 영화를 찍을 것 같은데, 그때 카메오 문의를 드리면 혹시 출연을 해 주실 수 있을지도 여쭤보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항상 동아리에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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