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의대 졸업생들이 국내외는 물론 다양한 곳에서 선도적인 역할들을 하고 있다.이번호에는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외국에서의 의사생활과 관련하여 독일에서 의사생활을 하고 있는 동문을 통해 현지의 생활 등에 대하여 들어보았다.저는 2012년에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수련을 마친 울산의대 19기 손효정이라고 합니다.2019년부터 독일 베를린의 종합병원에서 마취과 전문의로서 수술방과 외과계 중환자실에 근무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베를린 소방서 소속 응급구조의사로 출동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지금 학교생활을 하시는 후배님들이나 이제 막 의사로서 일을 시작하신 후배님들에게는 무척 혼란스럽고 힘든 시간일 것 같아서, 제가 어떤 일을 꼭 해라 이런 조언을 드리기가 조심스럽습니다.아마 각자가 자신의 상황에서 치열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저는 제가 결정한 끝에 독일에서 의사로서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 길 자체가 선뜻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경로도 아니고,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사실 "이대로만 하면 중간은 간다, 실패는 없다" 하는 선택지 자체는 예전에도 지금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해요.그런 만큼 지금, 또 앞으로 후배님들께서 원하는 삶의 방향에 대해서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여기서 말하는 삶의 방향이 단순히 "어떤 전공을 하겠다", "교수가 되겠다, 개업을 하겠다"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본인의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직업인으로서의 삶은 어떤 것인지,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서 찾을지, 치열하게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큰 틀에서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아는 사람은 작은 일에 잘 흔들리지 않고, 또 흔들린다고 해도 금방 다시 균형을 찾습니다.큰 틀이라고 해서 꼭 대단한 목표일 필요도 없습니다. 자기자신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꼭 맞는 삶을 찾아낸다고 생각해요.이렇게 쓰고보니, 지금의 상황과 관계없는 추상적인 이야기를 드린 것 같네요.제가 학생때 이런 글을 읽었다면 정말로 하나도 와닿지 않았을 것 같아요…^^당장 내년조차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어떤 조언을 드릴 수 있을지 정말 많은 고민이 됩니다만 "지금 내가 선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십시오."바꿀수 없는 일, 할 수 없는 일을 붙잡고 너무 마음 쓰지 마시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십시오."설령 나중에 다시 계획이 바뀌고, 내가 한 일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고 해도, 스스로 결정하고 행한 크고 작은 일들이 주는 성취감은 다음 도전을 할때에도 큰 원동력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