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교수 : 외과학교실 (신췌장이식외과) 신성 (서울아산병원)
Q. EXTIMA 동아리 지도교수를 맡게 된 계기
2017년 부교수 발령 당시 학장단 교수님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제안을 받아 맡게 되었다.
마침 당시 EXTIMA의 지도교수 자리가 공석이었고, 평소에 음악, 특히 밴드 합주에 관심이 있어서 흔쾌히 승낙했다.
사실 조교수 시절까지만 해도 의과대학 일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병원 진료와 연구에만 집중했었다. 그래서 학생들과 교류할 일도 적었고 학생 지도에 대해 고민을 많이 못했다. 부교수가 되면서 학생들을 교육하고 지도할 기회가 많아졌고, 여전히 바쁘지만 상대적으로 조금씩 여유도 생겼던 것 같다.
그런 상황에 지도교수 제의를 받았던 것이고, 학생들과 만나는 기회로 꼭 동아리 지도교수라는 방법을 고집했던 것은 아니지만, 공연동아리라면 제 관심사에도 잘 맞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Q. 학생들과 함께 활동한 경험
개인적으로는 외과 전공의로 수련받을 당시 밴드를 구성해서 합주와 공연을 했었다. 부끄럽지만 그때 밴드 이름이 “Bowel Sound(장음)”였다. 대장항문외과 회진을 돌 때 아침마다 교수님들께서 장음을 듣고 설명하라고 하신 것이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서울아산병원 외과 분과 전체가 모여서 송년회 행사를 했었는데, 그때 우리 Bowel Sound가 공연을 했었다.
그러고 보니 그때 우리가 연습공간이 없어서 울산의대에 도움을 받았었고, 그게 EXTIMA와 저의 첫 인연이었다.
당시 EXTIMA 동아리 회장에게 연락해서 동아리방도 대여해서 사용하고, 우리가 부족한 세션은 학생들과 함께 연습해서 공연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와 합주했던 동아리 회장은 아산병원 외과에서 수련을 마치고 어느덧 다른 병원의 교수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오래 전 일이다.
펠로우 때에도 ‘OR 파티 (OR: Operating Room, 수술방)’ 라는 것이 있어서 수술장에 들어가는 외과, 마취과 등 여러 선생님들이 모여 일종의 장기자랑을 1년에 한 번 정도 했었다.
동관 대강당에서 하는 꽤 큰 행사였는데 나도 당연히 참가해 그때 수술 보조 간호사분과 외국 유명 가수의 ‘Love the way you lie’라는 곡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내가 랩 파트를 맡았는데, 출퇴근길에 한강다리를 일부러 걸어서 지나가며 열심히 가사를 외우고 연습했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부교수 임용 당시에는 어쩌면 아무 생각없이 맡게 되었다고 생각했던 이 지도교수 자리가 사실은 그 이전부터 시작된 인연으로 애정을 갖고 있었던 것 같고, 내 취미를 학생들과 함께 이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Q. 동아리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모습, 목표가 있다면?
우선 우리 EXTIMA 학생들이 음악적으로 너무 수준 높은 공연을 매번 준비하고, 해가 갈수록 더욱 발전하는 것 같아 뿌듯하고 대견하다.
너무나도 잘 하는 우리 학생들이지만, 그렇기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우리의 노력과 열정이 빛나는 무대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여러가지 제약으로 동아리 부원들과 몇몇 지인들만 참석하는 상황이다.
다른 의과대학 학생들, 아산병원 의료진, 비의료인 직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무대를 즐겨줬으면 좋겠다.
공연장 대관 비용 등 공간적인 제약이 있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 학생들의 실력 수준에 비해 관객이 적은 상황이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
지금 당장은 여러 사정으로 어렵겠지만, 일상이 회복된 미래의 어느 날 병원, 학교 구성원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매개로 즐거움과 열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길 바란다.
또 한 가지는 이처럼 수준 높은 공연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정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가치 있는 중요한 능력이다.
이는 노력을 통해 얻어지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으로, 우리 EXTIMA 학생들은 그것을 연습할 하나의 매개로 밴드 합주를 지혜롭게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EXTIMA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우리 의대 모든 학생들이 그러한 역량이 있었기에 이곳에 모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몰두하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우리 학생들이기에, 처음 입학했을 때의 그 열정을 잊지 말고 지금의, 그리고 앞으로의 많은 어려운 일들을 슬기롭게 이겨 나가길 바란다.
Q. EXTIMA만의 장점, 자랑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앞서 밝힌 것처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쉬울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자랑이고 자부심이다.
그 외적으로는 우리 동아리 학생들이 학업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학생회 활동 특히 학생회장 직을 맡는 등 훌륭한 리더쉽도 많이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서로를 돕고 협력하여 발전해가는 휴머니즘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어느 학생 한 명이 뛰어나서, 혹은 학업적으로 뛰어난 학생들이 우리 동아리에 많이 들어와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뛰어난 선배를, 동료를 보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같이 발전해왔고, 후배들은 우리보다 더 잘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배들은 아낌없는 조언과 도움을 주려고 한다.
또 다시 후배들은 훌륭한 선배들을 보며 성장해가고, 이런 선순환이 이어져오며 우리 동아리의 좋은 문화로 자리잡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Q. EXTIMA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
어려운 상황에 고민이 많을텐데,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자주 만나서 얘기를 듣고 도움을 주고 싶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상황상의 이유로 충분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사제지간, 선후배 관계이지만 의료인들로 이뤄진 큰 사회에서 다양한 관계로 다시 인연이 이어질 수 있다. 학회에서 동료로 만날 수도 있고, 의국에서 가족으로 만날 수도 있고, 어쩌면 학생들 중 누군가는 제 주치의가 되어있을 수도 있다.
즉, EXTIMA 학생들이 동아리에서 얻은 소중한 인연을 잘 간직하고 이어나가 앞으로 긴 인생에서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아가, 우리 동아리 내적으로만이 아니라 다른 동아리와의 관계에서, 나아가 우리 의대 모든 학생들끼리 관계에 있어, 언제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주길 바란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학생들이 힘들 때 도움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비록 지도교수이지만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에서 배우고 얻는 것도 많기 때문에, 학생들 역시 저에게서 좋은 영향을 받는다면 감사할 것 같고, 그럴 수 있도록 저도 더 노력하겠다.
Q. 울산의대 소식지 독자들에게 기타 하시고 싶은 말
많은 것들이 너무도 불확실한 요즘이다.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 교수까지 의료진의 전 세대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이미 얘기했듯이,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지금의 상황이 막혀있는 벽이 아니라, 어둡지만 끝이 있는, 희미하지만 빛을 쫓으면 출구가 있는 터널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그 끝에 다다르기 위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구성원들이 함께 발걸음을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
비록 너무나 힘든 시기이지만, 일상으로 돌아간 그 날, 한동안 익숙하게만 느꼈던 많은 것들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하면서 하루하루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지내길 바란다.
오른쪽 본과 4학년 김강현 (학생기자), 왼쪽 신성 교수 (동아리 지도교수)
동아리 회장
박재현 (본과 2학년)
Q. 최근 1년간 동아리 활동 요약과 가장 인상 깊은 활동은?
현 의료계 사태와 휴학으로 인해 최근 1년간 동아리 활동을 예년과 같이 진행하지는 못했다.
4월에 37기 신입 부원을 선발하였고, 신입 부원들 포함하여 두 차례에 나눠 신성 교수님과 함께 동아리 회식을 했다.
상황상 여름 공연은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시간적인 여유를 잘 활용하면 저희 수준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재학생들끼리 일정을 맞춰 연습한 뒤 합주회를 진행했다. 평소보다 축소된 일정으로 아쉬움이 많았지만, 이 합주회가 최근 가장 인상깊었던 활동이었다.
함께 모여 연습을 하고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시기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잠시나마 잊고, 정식 공연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Q. EXTIMA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순간, 힘들었던 순간
좋았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이 같다. 공연이 가장 힘들면서도 좋은 기억이다.
구체적으로, 공연을 준비하는 캠프 기간은 너무 힘들지만, 캠프를 마친 뒤 무대에서 정신없이 즐기고 내려올 때는 최고의 순간이다. 어쩌면 공연의 쾌감과 즐거움을 더 크게 느끼기 위해, 캠프 기간 동안에는 동아리 부원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힘들기 위해, 더 완벽하게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힘든 만큼 더 큰 보상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힘들어도 함께 연습하는 동료 세션들이 있고, 부족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도와주려는 선배들이 있고, 우리를 거울삼아 더 발전해야 할 후배들이 있기에 힘든 과정일지라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힘들었던 순간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그 과정 또한 지나고 보면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들이다. 그 순간을 매번 함께 만들어가는 부원들에게, 그리고 신성 교수님께 감사하다.
Q. 지도교수님께 드리고 싶은 말
요즘 그 어느 때보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바쁘고 지치실 텐데, 오히려 우리 학생들을 더욱 걱정해주고 신경 많이 써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교수님께 저희가 힘이 되어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
작년 겨울공연처럼, 그리고 수많은 저희 추억의 어느 때처럼, 교수님과 함께 멋진 공연을 다시 할 수 있게 될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겠다. 신성 교수님, 항상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05505)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43길 88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02-3010-4207, 4208, 4209
Homepage https://eletter.ulsan.ac.kr/main
홈페이지 문의 : wj0216@ulsan.ac.kr, 동문회 문의 : esmoon@ul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