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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
학생코너
대중과 소통하는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 우창윤 교수
2024-03-11

병원 밖에서 유튜버로 활약하는 "N잡러" 의사의 삶


‘의사’ 하면 으레 병원에서 흰 가운을 입고 진료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진료실과 수술실에서 카리스마 있게 팀을 이끌고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이야말로 늘상 흔히 접해오던 의사의 이미지다. 


하지만 최근 진료실과 병원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 소통하고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는 의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병원 밖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의사를 만나보았다. 바로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를 운영하는 서울아산병원 통합내과 우창윤 교수이다.


‘닥터프렌즈’는 복잡하고 어려운 의학 지식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전달하여 인기가 많은 의사 유튜브 채널이다. 각양각색의 전공을 가진 세 명의 의사가 대중들이 많이들 궁금해하는 다양한 의학 정보를 재미있게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의학드라마나 수술 게임 리뷰, 의학의 역사, 브이로그, 자체제작 진료 게임처럼 다채로운 의학 콘텐츠도 함께 선보이며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간다. 


현재 닥터프렌즈는 유튜브 구독자 수 100만 명 이상, 총 조회수 수억 뷰 이상을 보유한 인기 채널로, 우리나라 의학 콘텐츠 대표 주자이다. 


우창윤 교수를 통해 닥터프렌즈 채널, 크리에이터로서의 의사, 나아가 병원 밖에서의 다양한 의사의 모습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진 왼쪽부터 황지원 학생기자, 우창윤 교수, 서다경 학생기자)




Q. ‘닥터프렌즈’에 대한 간단한 소개. 채널의 탄생 비화

닥터프렌즈는 시청자들에게 무엇이든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의사 친구가 되기를 바라며 만든 채널이다. 


소아과 의사인 친구에게 우리 아이가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는 것처럼 의사들끼리도 서로 궁금한 것을 자주 물어본다. 


그런데 모두에게 이렇게 의사 친구가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유튜브로 많은 사람들과 친구처럼 의사들이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람들이 의사 친구 한두 명 있는 것처럼 지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다.


또 다른 계기는, 의학 정보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느껴서이다. 

우리 주변 의사들은 언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까 의학 정보를 그리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콘텐츠건, 의학이 포함된다는 것 자체가 큰 강점이 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이낙준 선생님은 웹소설을 쓰는데, 특별하지 않아보여도 의학적 요소가 포함되니 유니크한 글로 평가를 받는다. 


나도 의학 칼럼을 쓰는 일을 잠깐 했었는데, 나에게는 별거 아닌 정보가 다른 분야에서는 희귀하고 수요가 많은 글이 된다. 


우리가 가진 지식이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면 훨씬 가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료실에서 하는 일대일 상담을 넘어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었고, 그래서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사람들의 니즈를 채워보고자 하였다.


촬영은 군의관 셋이 주말마다 우리 집에 모여서 놀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평소처럼 우리끼리 수다 떨고 노는데, 그걸 카메라 앞에서 해보자 하며 편한 마음으로 촬영하였다. 


그래서 많은 기대도 하지 않았었고,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을 때 “뭐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Q. 닥터프렌즈 채널을 운영하며 어떤 점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지?

의학과 관련 없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의학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미디어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에만 집중한 정보들을 접하거나, 아는 사람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듣고는 쉽게 믿어 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친구처럼 친근하게, 정확한 정보를 준다면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이렇게 도움을 받았다는 댓글도 많아 보람을 많이 느낀다.


병원으로 가는 허들을 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도 한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는 심리적 장벽이 높은데, 우리 유튜브를 보고 용기를 내어 병원을 찾았고, 질환이 많이 좋아졌다는 댓글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


Q. 의사 유튜버만이 가진 장점이 있다면? 닥터프렌즈와 같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의사에게 도움이 될 조언

사실 크리에이터는 창작의 고통이 엄청나다. 그런데 의사처럼 고유하고 전문적인 정보를 많이 가진 직업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드는 노력이 굉장히 적다. 


새로운 것을 창조할 필요 없이, 그냥 생활 속에서 사람들이 의외로 잘 모르는 부분을 잘 캐치해 콘텐츠로 만들면 된다. 


이것이 굉장히 큰 장점이고, 그래서 우리가 유튜브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또 크리에이터를 생업으로 하기는 쉽지 않은데, 대부분의 전문직은 병행할 수 있다. 자신의 본업, 본질과 맞닿아 있는 영상을 제작하면 두 가지를 함께 해 시너지가 낼 수도 있다.


크리에이터를 하려면 사람들이 무엇을 관심 있어 하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 

아는 게 너무 많으면, 환자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 입장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주로 하기 쉽다.


그러면 환자의 궁금증을 온전히 채워줄 수 없다. 어떤 환자가 의학적으로 봤을 때 이상한 판단을 한다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정보가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닌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걸 메타인지라고 하는데, 내 지식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를 두루두루 느낄 수 있어야 한다.


Q. 현재 닥터프렌즈는 100만 구독자를 가진 채널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닥터프렌즈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목표가 있다면?

원래는 “의학 콘텐츠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만드는 그룹이 되어보자” 이런 게 내부적인 목표였다. 의학 콘텐츠의 스타터라고 하면 닥터프렌즈가 가장 먼저 생각났으면 좋겠고, 친근함과 퀄리티도 모두 챙기고 싶었다.이제는 이를 넘어 사람들에게 대중의학이라는 개념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대중과학은 이미 굉장히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우주나 양자역학 같은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해도 그냥 재미있으니까 많이들 본다. 의학에도 굉장히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심지어 의학에는 삶의 경험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지식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어 해 줄 것 같다. 


학교에서도 기본적인 의학을 배운다면 재미도 있고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대중들이 의학에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아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보다 올바른 선택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의사로서의 본업, 유튜브, 콘텐츠 사업 등 여러 직업들 사이에서, 또 일과 휴식 사이에서 어떻게 밸런스를 유지하고 에너지를 관리하는지?

사실 나보다 더 대단한 것을 하는 사람들이 서울아산병원에는 너무 많아서, 나는 그보다는 좀 더 마음의 여유가 있는 편이다. 


다들 진짜 엄청나시다.

나이가 들수록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면서 해야 하는 것도 많아진다. 교수, 아빠, 남편 등등. 그래서 나는 나에게 무엇이 제일 중요한지 주기적으로 생각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골라 우선순위를 둔다. 


이를테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유튜브를 통해 그 한계를 넘어서고자 했고, 이제는 의학과 관련된 다른 콘텐츠도 여럿 진행하고 있다. 대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제안은 과감하게 포기하거나 거절하려고 한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해 시간을 만들고 있다.


또 나는 내 한계를 잘 안다. 오래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인데, 그래서 최고의 효율이 나오는 시간에 모든 일을 압축해서 한다. 


그중에서도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이 가족이라, 아침 시간을 활용해서 함께 보내는 시간을 꼭 마련한다. 


중간중간의 다른 시간들도 내게 중요한 일 위주로 배분해서 최대한 하루를 꽉 채우도록 하고 있다.

대신 나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은 확실하게 알고 있다. 밤이나 이른 아침을 활용해서 한 주에 한두 번 정도라도 꼭 운동을 하는데, 이게 정말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잘 알아야만 계속해서 잘 헤쳐나갈 수 있는 것 같다.


Q.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교수님처럼 시대의 흐름에 앞서나가는 의사로 성장할 수 있을지?

의외로 여러 분야를 고루 잘하는, 하이브리드 인재가 생각보다 드물다. 화두가 되는 것들에 내가 무언가 다른 걸 섞어서 나만의 색다른 가치를 만들어낸다면, 나는 그게 무척 새로운 이야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닥터프렌즈가 의사 채널 가운데서는 평균 조회수 등이 가장 높은 편이다. 비결은 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의학과 유튜브 콘텐츠 두 가지를 가장 먼저 섞어 보았고, 두 가지 모두 나름대로 진심으로 했다. 


다른 의사 채널도 많지만 우리는 조금 더 유튜브답게 하고 싶었다. 우리는 유튜브에도 진심이고, 의학에도 진심이니까 좀 더 유니크한 느낌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뭔가 새로운 기술이라든지, 새로운 것들이 계속해서 많이 나올 것이다. 


새로운 것에 꾸준히 관심을 두면서 내가 이미 가진 것을 어떻게 융합할까 고민하면 전혀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브리드를 잘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의학 외의 분야에서 색다른 적성을 찾아보고 싶은 의대생들은 어떤 노력을 해 보면 좋을지?

의대의 좋은 점이 시험 끝나면 사실 할 게 많이 없다는 점이다. 


학생 때 물론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내 마음이 가고 내가 재밌어하는 것들을 찾고, 그것들을 잠깐 하다 마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많이 경험해보면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적성을 확인하는 방법은 내가 나의 적성으로 진지하게 해 보고 싶은 게 있다면 그 적성으로 일단 돈을 벌어보면 된다. 


예를 들어 컬럼을 쓰고 싶다면 의학 컬럼이 필요한 곳에 직접 컨택을 해 보면 된다. 


적은 돈이라도, 돈을 벌기 시작하고부터는 굉장히 다른 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돈을 받는다는 건 프로로 일을 하게 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 분야 사람들에게 나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것이다. 거기서부터 자기 길을 찾을 수 있고, 적성에 맞다면 나를 찾는 사람들이 생긴다. 그렇게 시작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Q. 현재의 활동을 하기까지, 영향을 주었던 학생 시절 경험이 있다면?

특별한 경험은 없었고, 그저 친구들과 즐겁고 재밌게 지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 외에는 스스로 연습하던 선택의 경험이 저에게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대단한 건 아니고 그저 선택을 하기 전에 항상 스스로에게 “이게 정말 나의 선택일까?”를 되물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어렸을 때 운 좋게 성적이 좋아서 내가 하는 선택들 대부분은 주변에서도 지지해주는 것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선택인지, 내 스스로 정한 가치에 따르는 선택인지 구분이 어려울 때가 생겼다.


그래서 학생 때부터 가까운 사람이더라도,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것보다 “나에게 뭐가 중요하지?”란 질문에 맞춰서 선택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훈련들이 중요한 순간에 나다운 선택을 하도록 해 준 밑받침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살아가다보면 선택의 순간들이 굉장히 많이 온다. 자기다운 선택을 하는 연습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런 선택들 덕분에 지금 내가 즐거워할 수 있는 많은 경험들을 하게 된 것 같다. 



Q. 우리 의대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

타인에게 친절한 사람이면 좋을 것 같다. 타인에게 친절하다는 건 무척 많은 것을 내포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도 신경 쓸 줄 알고, 타인이나 사회에 대한 소신이나 생각 등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앞으로도 훨씬 많은 것들을 이루고 경험할 텐데, 그 바탕에 친절함이 있다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한 성향이나 자세를 가진다면 좀 더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의사는 환자를 진료실에서 직접 대면하여, 자신의 의학 지식을 활용해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식으로 환자에게 도움을 주어 왔다. 


하지만 사회가 변화하고 복잡해지면서 의사가 사람들과 소통하고 도움을 주는 방식은 굉장히 다양해졌다. 


의학 유튜브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의학 지식을 전달할 수도 있고, 신약과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할 수도 있으며, 환자와 의사를 돕는 의학 AI를 개발할 수도 있다. 이미 다양한 적성을 살려 진료실을 넘어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 의사가 많다.


의학이 나만의 특별함을 만나면 그 자체로 참신한 이야기, 독창적인 가능성을 지닌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에다 개성을 더해 경쟁력을 갖추고 사회와 연대할 수도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열린 시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울산의대 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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