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엘보우? 골퍼스 엘보우? 엘보우?
외상과염은 주관절 외래의 상당수의 환자들에게 진단하는 병명이다.
말그대로 외측상과에 발생한 문제이며, 별명으로는 테니스 엘보우라고도 불린다. 반대로 내상과염은 내측상과에 발생한 문제로 골퍼스 엘보우라고 불린다.
강릉아산병원에는 1세션의 외래에 10명 내외로 내원하기도 한다.
환자들은 짧게는 수주에서 길게는 수년 동안 반복 혹은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한다.
이미 내원하였을 당시에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받은 경우들이 태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면담을 하다 보면, 환자들이 본인의 상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고, 엘보우라는 명칭으로 설명하는 경우도 매우 많고, 그 본질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토록 오랜 기간 고생하고 있는데, 병명을 모르거나, 병의 내용이 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밤잠도 설치고, 일도 못하는데도 말이다.
그나마, 염증이라는 말로 설명하는 경우들도 있는데, 그렇다면 염증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이조차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기 일쑤다. 그나마 힘줄이 안 좋다고 말하는 환자가 가뭄에 콩나듯이 내원하는데, 힘줄문제라고 인지하는 경우에도 환자를 이해시키는 것에는 여전히 큰 어려움이 남는다.
◆병태생리
외상과염, 내상과염은 환자들에게 설명할 때에는 아주 단순하게 한마디로 반복적인 손상/미세손상에 의해 만성적으로 파열된 힘줄이 있는 상태라고 설명한다. 또는 오래 무리하게 잡아당긴 밧줄이 고정지점에서 파손된 상태라고 설명한다.
손상부위는 손목을 신전시키는 보조 힘줄인 단요수근신건의 상완골 외측의 부착부이며, 핵심적인 병리소견은 angiofibroblaticdegeneration으로 염증이라는 진단명은 misnomer임은 중요한 족보 중의 하나이다.
피부가 찢어지고 한창 아무는 과정에서 조금만 아물어간다 싶으면 만지고 잡아당겨서 다시 상처가 벌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결국 보기 싫게 흉이 질 것이며, 환자분의 힘줄 하나가 그렇게 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하면, 그제서야 조금씩 수긍한다.
이 정도를 이해시키면 절반쯤 치료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
최근 출판된 종설 논문에서 상과염에 대한 여러 비수술적 치료의 근거에 대해 훌륭하게 제시하고 있는데(JBJS Rev. 2023 Feb17;11(2)), 휴식과 생활습관 변경,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치료의 근간으로 소개하고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 & 보툴리늄 주사
스테로이드 주사는 장기적으로는 부가적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각종 성장인자를 포함하고 있는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치료는 연구의 증거 수준이 좀 부족하지만 대조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용량 보툴리늄 주사의 경우 낮은 근거수준(poorquality evidence)의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정도이다.
▲물리치료 & 재활치료
물리치료, 재활치료의 경우 역시 낮은 근거수준의 연구결과들이 제시되어 있고, 휴식과 생활습관 변경에 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통증 개선의 효과는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체외충격파 & 도수치료
체외충격파의 경우 증거수준이 미미하며, 대립되는 연구들도 많이 있어 추천하지 않았다.
또한 다른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상과염의 치료에 있어 도수치료는 플라시보(가짜치료)와 별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JSES Int. 2022 Mar; 6(2): 321–330).
결국 통상적인 상과염의 치료의 핵심은 수개월 간의 회피요법이며, 통상 6개월 안팎의 보호를 통해 80~90%이상의 자가치유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들 반응
이를 통한 환자들의 반응은 몇가지로 축약된다. 보호가 핵심이며,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제서야 이해하고 다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많은 사람들이 직업활동의 문제로 본인이 현실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며 속상해하는 사람이 있다.
또한 기껏 대학병원에 왔는데 결국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이라며 허탈해하며, 열심히 상담한 의사도 허탈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수술적 치료
보존적치료를 수행함에도 조절되지 않는 통증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손상된 힘줄인 단요수근신건을 도려내는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수술시에는 정상힘줄과 비정상 힘줄 간의 외형적인 차이가 두드러짐을 쉽게 알 수 있다.
정상 힘줄은 균일한 하얀 색상의 섬유다발로 관찰되며, 섬유의 주행방향을 따라 힘줄의 결을 식별할 수 있다.
비정상 조직은 경계가 불분명하고, 하나의 덩어리로 관찰되며, 메스를 활용해 긁는 동작에 의해 쉽게 파손이 된다.
수술 후에는 수술받은 환자의 80~90%가 결과에 만족하지만, 일부에 있어서는 동반 손상이나, 여전히 무리한 직업활동으로 인해 본인의 업무로 결국 복귀하지 못하거나, 잔여불편감을 호소한다.
◆의료진 시간과 노력, 적절한 보상 및 유인책 필요
외상과염과 내상과염의 경우는 결국 과사용(overuse)으로 발생하며, 예방이 최선이나, 이미 진단이 확정된 경우에는 장기간에 걸친 활동제한을 통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환자의 교육이 충분하다면 보존적 치료에의 반응은 뛰어나며, 평소 생활습관을 교정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활동 전후로 손목의 수동적인 굴신을 통해서 근육을 이완시켜주거나, 반대쪽 팔 혹은 대립근을 주로 사용하도록 사용패턴을 변경하도록 하는 것, 신전건들을 압박하는 간헐적인 보호대를 활용하는 것을 보조로 사용해볼 수 있다.
이러한 자가치유병변(self-limited disease)으로 대학병원까지 아무런 지식없이 찾아오는 것은 결국 환자를 이해시키는 과정에 필요한 의료진의 시간과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 및 유인책이 없는 부분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비정상적인 의료붕괴사태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는 모르겠지만, 수가와 관련해서도 의료진의 설명 부분에 대해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의료의 질을 높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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