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속 우리 의대 학생들 및 비대위 주요 활동 내용
그동안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향후 시간들 잘 활용해야
지난 2월부터 불거진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은 아직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혼란스러운 시국 속에서 우리 의대는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이번호에는 의정 갈등과 집단 휴학으로 목소리를 낸 우리 의대의 지나온 여정들을 정리. 되돌아보았다.
◆정부 필수의료 패키지 발표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1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발표하며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공정 보상 등 4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정부는 의료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의료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특히 의과대학 정원 증원, 혼합진료 금지, 수련기간 증가, 개원면허제 도입 등 세부적인 정책 내용이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의료계는 정부에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계획은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우리 의대는 기존 정원 40명에서 80명이 추가돼 총 120명(2025년 110명)으로 늘어났으며, 기존 정원의 300% 이상을 증원하는 학교도 생겨났다.
하지만 학생들을 수용할 교실, 교수진, 교육 자재 등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급격한 증원에 대해 학생들과 교육 현장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은 이러한 결정이 충분한 논의 없이 이루어졌으며, 과정과 규모 모두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비대위 결성 및 휴학계 제출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맞서, 전국 의대생들은 집단 행동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우리 의대는 본과 2학년 조주신 학생과 윤병하 학생을 각각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하여 비상시국대응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우리 의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필수의료 패키지와 집단 행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를 토대로 단체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주도했다.
전국의 의대생들은 동맹 휴학을 통해 강력한 반발의 목소리를 내기로 결정했으며, 의대협 비상총회에서는 동맹 휴학의 개시일을 2월 20일로 확정했다.
이에 발맞춰 우리 의대 또한 다른 의대들과 함께 2월 20일 일괄적으로 휴학계를 제출했다. 예과 1학년 학생들은 휴학이 어려운 상황에서 3월 초 수업 거부에 동참하며 집단 행동에 힘을 보탰다.
우리 의대 학생들을 포함한 전국의 의대생들은 각자 휴학 또는 수업 거부 방식으로 정부에 항의하며, 의료계의 비판적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휴학 후 1학기, 우리 의대 주요 활동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대다수의 학생들이 휴학을 선택한 가운데, 우리 의대는 학생들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정기 세미나
우리 의대 비대위에서는 필수의료 패키지에 반대하는 정기 세미나를 주최하며, 의료계 이슈에 대해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3월 2일에는 2000년 의약분업과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한 의사의 단체행동 사례를 분석했고, 9일에는 의대 정원 확대의 정당성과 적정 의대 정원, 젊은 의사들이 가져야 할 자세를 토론했다.
이어 16일에는 보상체계의 공정성 문제를 다뤘으며, 23일에는 의료사고 안전망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4월 6일에는 지역의료 강화를 주제로, 계약형 필수의사제와 관련 해외사례, 공공병원 운영 현황, 대학병원의 수도권 분원 문제 등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4월 1일에는 전공의 선배 초대석을 열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 한성존, 울산대 28기 정정일 졸업생이 본인의 경험과 의견을 공유했다.
▲다양한 봉사활동 캠페인 진행
여러 캠페인을 통해 학생들의 봉사활동 참여를 장려하기도 했다.
3월 말부터 학생들이 인증한 봉사 시간을 집계해 고래의 분수를 올리는 ‘울의 봉사하고 갈래’ 캠페인을 진행했다.
4월 초에는 우리 의대 교수 비대위와 함께 서울아산병원으로 헌혈버스를 초청해 학생들, 교수진, 외부인들이 헌혈에 참여했으며, 이는 언론에도 보도되었다.
5월 초에는 경희대, 고려대, 한양대 의대와 연합해 ‘울희 봉사할 고양’ 캠페인도 추진했다. 또한,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KMDP) 의대생 홍보위원단과 함께 헌혈증 및 히크만주머니 기증 캠페인과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 캠페인을 진행하며 봉사의 폭을 넓혔다.
▲우리 의대-아산전공의협의회, 공동 주최 심포지엄
우리 의대와 아산전공의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도 진행됐다.
5월 18일 제1회 심포지엄에서는 현 사태와 의료계의 미래, 그리고 의료인의 다양한 진로를 다루었으며, 6월 29일 제2회 심포지엄에서는 전공의들이 각 과별로 과 설명회를 진행해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었다.
5월 18일에는 우리 의대 학년별 간담회를 통해 학생들과 학교가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강 시리즈
우리 의대에서 진행한 교내외 연자를 초청한 특강 시리즈도 학생들의 자기 계발과 진로 탐색을 돕는 중요한 행사로 관심을 모았다.
6월 18일에는 내과학교실(소화기내과) 최종기(서울아산병원) 교수가 ‘Chat GPT 활용: 임상연구 및 통계’를 주제로 첫 특강을 진행했다.
이어서 △통합내과 우창윤(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의사가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 △내과학교실(노년내과) 정희원(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전문가가 이야기꾼이 되어야 할 때: 무엇이 중요한가’, △서울대학교 철학과 이석재 교수가 ‘나, 디지털 클론, 그리고 디지털 영생’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해 눈길을 모았다.
◆현황 및 앞으로의 전망
6월 3일, 우리 의대는 1학기 학사일정을 재개했다.
개강을 최대한 연기했지만, 진급에 필요한 수업일수를 맞추기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학교 측은 휴학하지 않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도 중요한 책무라는 입장에서 학생 및 교수 간담회를 거쳐 개강일을 결정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휴학계 승인을 요구하며 수업 거부를 이어갔다.
8월 기준 휴학계는 여전히 승인되지 않은 상태다. 의대생과 전공의는 일관적으로 ‘전면 백지화 및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견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학생들은 오는 2학기에도 휴학계 승인 요구와 수업 거부를 지속할 예정이다.
8월 6일, 우리 의대 예과 1학년 학생 40명 전원이 2학기에 미등록 휴학계를 제출하였다. 졸업을 앞둔 의학과 4학년 학생들도 국시 거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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