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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호
특집기사
[특집기고]울산의대 e-Portfolio 도입과 임상실습 강화
2026-03-29

Pass/Fail 시대, 학생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서열이 아닌 성취로 평가하겠다”는 선택으로 LCME 교육과정이 제안되었고, 많은 논의를 거쳐 도입된 지 4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학생의 성장을 근거로 남기는 포트폴리오는 그 철학에 맞추어 임상실습으로 확대 및 체계화되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1. e-Portfolio: 지금 해야 하는 이유

울산의대는 LCME 기반 교육과정 도입과 함께 성적을 Pass/Fail 중심으로 전환하고, 등급·석차 중심의 평가를 없애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경쟁 부담을 낮추고 학습의 본질에 더 집중하도록 돕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점수와 등수가 아닌 방식으로, 학생 한 사람의 역량과 성장을 어떻게 설명하고 증명할 것인가?” 라는 새로운 질문이 생깁니다. 

전통적 평가 (필기시험, 객관식 중심의 지필평가)는 지식과 일부 문제 해결 능력을 효율적으로 측정할 수 있지만, 의사가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을 시간의 흐름 따라 그 성장 과정을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문직업성, 소통과 협력, 자기주도학습, 성찰 능력은 시험으로는 담아 내기 어렵습니다. 

특히 임상실습 현장에서는 환자·보호자·의료진과의 상호작용, 팀 기반 수행, 피드백을 반영한 개선처럼 점수가 아닌 과정에서 드러나는 역량이 핵심이 됩니다.

이 지점에서 포트폴리오의 교육적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과제 모음이 아니라, 학생이 세운 목표에 따라 의도적으로 학습 결과물과 경험을 축적하고, 그 의미를 성찰(reflection)하며, 지도교수와의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의 성장을 설계하는 시간을 담는 평가이자 학습 도구입니다. 실제로 의과대학에서의 포트폴리오는 객관식 채점평가에 대한 한계를 보완하고, 학습자의 역량을 종단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확장되어 왔습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e-Portfolio’입니다. 종이 기반 포트폴리오가 ‘기록’과 ‘제출’에 머물기 쉬웠다면, e-Portfolio는 PC나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해 임상현장에서 관찰 기반 평가 (현장평가), 과제형 평가, 현장 인증 + 사후 과제형 평가 등으로 피드백을 구조화할 수 있습니다. 즉, e-Portfolio는 단지 저장 공간이 아니라, 임상실습의 성취를 더 정확히 확인하고 (평가), 더 빠르게 코칭하며 (피드백), 더 일관되게 축적하는 (관리) 교육 인프라가 됩니다. 

이런 e-Portfolio가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Pass/Fail의 평가를 도입한 울산의대가 지향하는 졸업 성과를 학생 개인의 성장 이야기로 남기고, 임상실습에서 드러나는 실제 역량을 축적하며, 나아가 학생을 선발하고 지도하는 과정에서도 점수 대신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임상실습 e-Portfolio의 도입 및 확립은 Pass/Fail 평가 체제를 완성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림 1. 울산의대 졸업 성과)

2.  울산의대 포트폴리오의 현재:  6년을 관통하는 졸업성과 기반 설계

울산의대 포트폴리오는 특정 학년의 과제가 아니라, 의예과 1학년부터 의학과 4학년까지 6년을 관통하는 교육 체계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의 핵심 목적은 학생이 학교가 제시하는 졸업성과를 기준으로 자신의 경험과 학습을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평가와 성찰을 반복하며, 지도교수의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의 성장 전략을 세우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이 체계가 의미 있는 이유는, 포트폴리오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즉,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학생의 능동적 참여를 통해 역량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입니다. 

울산의대 포트폴리오 운영의 또 하나의 축은 지도교수 체계입니다. 학년당 포트폴리오 지도교수 5명과 학생 40명으로 구성하여, 학생이 진급해도 가능한 한 동일 지도교수 관계를 유지하며, 학습지도·진로지도·생활지도를 포함한 폭넓은 멘토링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관계는 포트폴리오의 질을 좌우합니다. 기록이 단순 제출로 끝나지 않도록, 지도교수와의 소통이 학생의 성찰을 더 깊게 만들고, 학습 목표를 현실적으로 조정하며, 다음 활동을 구체화하게 만드는 촉진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운영 방식 역시 한 번 쓰고 끝이 아니라 계획–실행–피드백수정이 반복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학생은 인생설계서와 졸업성과별 목표 및 활동계획서를 통해 스스로의 방향을 먼저 정리하고, 이후에는 활동 기록과 성찰, 증빙자료를 축적합니다. 그리고 중간 점검 (예과2학년부터 본격화)과 1:1 면담, 최종 제출 및 지도교수 평가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자신의 목표 대비 달성 정도를 점검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목표를 조정합니다. 이 과정은 학생에게 ‘평가를 받는 경험’이 아니라,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설계하고 개선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정리하면 학생이 졸업성과를 기준으로 자신을 해석하고, 지도교수와의 대화를 통해 성장 계획을 수정하며, 그 과정을 축적해 나가는 틀입니다. 이 기반 위에서, 현재의 포트폴리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진료 영역까지 확대하여, 임상실습에서 중요한 역량들이 기록되고 평가될 수 있도록 울산의대 포트폴리오가 한 단계 확장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 2. e-Portfolio의 계획되고 있는 평가 방식)

3.  포트폴리오는 성장의 기록: 활동의 나열이 아니라, 근거와 성찰이 남는 학습 과정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다 보면 학생들에게서 가장 자주 나오는 반응 중 하나는 “또 하나의 과제가 추가되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입니다. 포트폴리오가 제출해야 하는 파일의 목록으로 인식되는 순간, 학생에게는 부담이 되고 교수에게는 관리 업무가 되며, 교육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인 성찰과 피드백은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의 출발점은 분명해야 합니다. 포트폴리오는 과제가 아니라, ‘성장을 남기는 방식’입니다. 

포트폴리오는 학습자가 일정 기간 동안 수행한 활동과 결과물을 의도적으로 수집하고, 그 의미를 스스로 해석하며, 시간에 따른 변화와 향상도를 담아내는 도구입니다.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무엇을 했는지”보다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이 달라졌고,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포트폴리오가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성장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증거’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성찰 (reflection)입니다. 학생이 활동을 기록할 때는 단순한 활동 보고가 아니라, 그 경험에 대한 생각, 느낀 점, 배운 점,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진, 스크랩, 강의자료, 기사, 독서 기록 등 다양한 자료는 그 자체로는 증빙일 뿐이지만, 성찰이 더해질 때 비로소 역량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학습 기록이 됩니다. 

또 하나의 핵심은 피드백과 수정의 반복입니다. 포트폴리오는 한 번 작성해 제출하는 문서가 아니라, 목표 설정–활동–중간 점검–면담–최종 정리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지속적으로 다듬어지는 과정입니다. 특히 의예 2부터 본격화되는 중간 점검은 목표/활동계획 대비 달성률을 확인하고, 지도교수 및 동료 피드백을 반영해 목표를 조정하거나 활동 계획을 보완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학생이 평가받기 위한 기록을 넘어서 스스로 성장 전략을 업데이트하는 기록을 만들도록 돕는 장치입니다. 

여기서 지도교수의 역할은 채점자가 아니라 성장을 촉진하는 코치에 가깝습니다. 울산의대는 학년별 그룹지도 체계를 통해 학생이 진급해도 가능한 동일 지도교수와의 관계를 유지하도록 설계하고, 졸업성과별 포트폴리오 작성을 지도하며 학습·진로·생활 전반에서 소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포트폴리오의 질은 학생의 변화 그 자체보다는, 학생이 얼마나 정직하게 돌아보고, 피드백을 반영해 변화했는가에서 결정됩니다.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를 ‘성장 기록’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평가 방식도 그 철학과 일치해야 합니다. 포트폴리오가 점수를 위한 경쟁 도구가 되는 순간, 학생은 ‘좋아 보이는 활동’을 모으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반대로 성찰의 깊이, 목표의 구체성, 피드백 반영, 증거의 적절성 같은 기준이 명확해지면, 학생은 자신의 학습 경험을 더 진지하게 해석하고 축적하게 됩니다. 

요컨대 울산의대 포트폴리오가 지향하는 바는, 추가 과제가 아니라, 학생이 의사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설명하고 성찰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 장치입니다. 그리고 이 기반 위에서 앞으로 임상실습의 경험과 성취가 더 풍부하고 체계적으로 기록될 수 있다면, 울산의대 학생의 역량은 점수나 등급이 아니라 기록된 성장으로 설득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림 3. e-Portfolio에 담길 졸업 성과 평가 구상도)


4.  임상실습 e-Portfolio 강화의 필요성: 학과 밖 활동 부담을 줄이고, 임상 역량을 평가하기 

현재 울산의대 포트폴리오는 6년 교육과정 전반을 관통하는 졸업성과 기반 체계로 자리 잡아왔지만, ‘환자진료 (진료역량)’ 영역은 포트폴리오 항목에서 제외된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포트폴리오가 전문직업성, 교육과 연구, 소통과 협력, 자기개발 등 핵심 역량을 체계적으로 성찰하고 기록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임상실습 단계에서 학생의 성취를 포트폴리오 언어로는 담아내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공백은 Pass/Fail 체계가 본격화될수록 더 크게 체감됩니다. 

등급과 석차가 줄어드는 환경에서는 학생 한 사람의 역량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시험 점수의 차이가 아니라 학습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할 만한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임상실습은 암기 지식보다 체화된 지식 술기 태도를 적용하여 환자를 돌볼 준비가 되어 있는가가 핵심이며, 이는 현장 관찰과 피드백, 반복 수행의 자료가 있어야 공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e-Portfolio는 단순한 기록의 디지털 변환에 그치지 않습니다. 임상실습 e-Portfolio는 임상현장에서 현장평가 (관찰 기반 평가) 와 과제형 평가, 그리고 두 방식을 결합한 모델을 통해 학생의 성취를 담고자 합니다. 즉, 임상에서 실제로 수행한 활동 (진료 참여, 의사소통, 팀 기반 협업, 환자 안전 행동 등)이 ‘교수의 기억’이 아니라 ‘근거 기록’으로 남고, 그 기록 위에 즉각적인 피드백과 성찰이 쌓이면서 학생의 성장 과정이 보이게 되도록 구성하고자 합니다. 이런 기록이 남기 위해서는 성실한 평가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 변화가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현재도 학생들이 포트폴리오를 위해 봉사, 독서, 연구 등 ‘학과 밖 활동’을 더 좋은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안 하면 불리할 것 같다”, “뭔가를 더 만들어야 한다”는 불안이 생기면, 본래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활동조차 증빙을 위한 스펙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임상실습 포트폴리오가 강화되어 진료 역량 (임상에서의 수행과 피드백, 성찰)이 포트폴리오의 중심 축으로 자리 잡게 되면, 학생들이 포트폴리오를 위해 억지로 외부 활동을 추가로 만들어내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이 “학과 밖에서 무엇을 더 했는가”가 아니라, “임상 현장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가”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봉사·독서·연구는 여전히 소중합니다. 다만 그것이 필수 스펙이 아니라, 학생의 관심과 진로에 따라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활동이 될 때 교육적 의미가 더 살아납니다. 이러한 장치가 갖춰질 때, 임상실습에서의 기록은 “누가 더 잘 포장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성실히 배우고,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했는가”를 보여주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임상실습 e-Portfolio 강화는 포트폴리오를 학생에게 ‘추가 부담을 얹는 제도’가 아니라, 오히려 불필요한 부담을 덜어주고 학습의 중심을 임상으로 되돌리는 제도로 만드는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Pass/Fail 시대의 울산의대가 지향하는 바가 ‘경쟁의 완화’와 ‘성장의 강화’라면, 그 철학을 가장 교육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장치 중 하나가 바로 임상실습 e-Portfolio라고 생각합니다.


5.  LCME 교육과정과 e-Portfolio: ‘점수의 정밀함’ 대신 ‘근거의 충분함’이 필요한 시대

울산의대가 LCME 기반 교육과정으로 전환하고 성적을 Pass/Fail 중심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평가의 철학은 분명해졌습니다. 경쟁을 촉발하는 등급·석차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학생이 의사로서 필요한 역량을 실제로 갖추었는지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향입니다.

그런데 Pass/Fail은 단순히 성적표의 모양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학생을 평가하고 설명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야 가능한 제도입니다. Pass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 충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특히 임상실습과 같이 현장에서 역량이 드러나는 교육에서는, 시험 점수만으로는 충분한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임상실습 e-Portfolio는 Pass/Fail 체계에서 단순한 보조 장치가 아니라, 평가의 중심 인프라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임상실습 e-Portfolio가 향후 담아내야 할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Pass/Fail 판정의 공정성을 지키는 증거의 저장소

임상실습 성취는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되기보다, 다양한 상황에서의 수행과 피드백이 누적되어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e-Portfolio는 현장평가 (관찰 기반), 과제형 평가, 그리고 그 결합 방식을 통해 학생의 성취를 축적할 수 있도록 설계하려 합니다. 즉, Pass 혹은 fail을 바탕 자료이며,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형성평가 (피드백) 중심 교육의 실행 도구

Pass/Fail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결과의 통보보다 성장에 대한 지원이 앞서야 합니다. e-Portfolio는 평가를 축적하는 동시에, 그 자료를 바탕으로 피드백과 성찰을 구조화하여 학생의 개선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학생 선발·추천에서 ‘점수’를 대신할 ‘설명 가능한 기록’

Pass/Fail 환경에서 임상실습 성취도 평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향후 인턴 선발과 같은 과정에서 병원이 학생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한 요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때 학생이 제출하는 자료가 단순 ‘활동 목록’이 아니라, 임상에서의 수행과 피드백이 축적된 ‘설명 가능한 역량 기록’이 된다면, 울산의대 학생의 강점은 더 설득력 있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임상실습 평가와 포트폴리오 운영에는 이미 KAMC를 중심으로 한 기본틀이 존재합니다. 울산의대는 이 공통의 틀을 기반으로 하되, 임상실습의 현실은 교실 (임상과)마다 다르다는 점을 존중하여 교실별 커스터마이징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구상할 수 있습니다.


◆1단계: ‘공통 최소 기준’ 정립

• 모든 실습에서 공통으로 확인해야 하는 핵심 항목 (예: 환자안전, 전문직업성, 소통/협력 등)은 학교 차원에서 기본 템플릿으로 마련

• Pass/Fail 판정에 필요한 공통 근거가 빠지지 않도록 설계


◆2단계: ‘교실별 실습 특성’ 반영 (커스터마이징)

• 각 교실이 실제로 관찰 가능한 술기/과제에 맞춰 평가 항목과 과제, 체크리스트를 조정

• 같은 과의 실습을 하더라도, 학생에 따라 실습 환경이 다를 수 있는 점을 고려, 현장에서 의미 있고 공정한 평가가 되도록 조율


◆3단계: 평가자 (교수/전공의) 교육과 질 관리

• e-Portfolio의 성패는 시스템보다 평가의 질이 중요

• 평가자 간 기준 차이를 줄이고, ‘관찰–기록–피드백’이 교육적으로 작동하도록 교수개발 병행


◆4단계: 학생 부담의 재구조화 (밖에서 만들기 → 현장에서 성장하기)

• 임상실습 포트폴리오가 강화되면, 학생들이 포트폴리오를 위해 봉사·독서·연구 등 교과 밖 활동을 추가로 만들어야 하는 압박은 상대적으로 감소

• 스펙의 양보다는 임상에서의 실제 역량과 성장을 강조

정리하면, 임상실습 e-Portfolio는 Pass/Fail 체계에서 학생의 성취를 더 공정하고 교육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필수 장치이며, 동시에 바깥 활동의 부담을 줄여 임상 현장에서의 의미 있는 성장으로 재배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KAMC의 기본틀을 기반으로 울산의대의 각 교실이 현장 친화적으로 커스터마이징해 나간다면, 울산의대는 Pass/Fail 시대에 걸맞은 설명 가능한 역량평가 체계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6.  졸업성과 기반 통합 포트폴리오의 미래: 6년의 기록을 졸업성과 포트폴리오로 완성하는 그림 

울산의대 포트폴리오는 현재도 의예과부터 의학과 졸업까지, 학생이 졸업성과를 기준으로 목표를 세우고 활동을 기록하며 성찰과 피드백을 반복하는 종단적 (시간을 담는) 교육 장치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제 여기에 임상실습 e-Portfolio가 더해지면, 울산의대 포트폴리오는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습니다. 즉, 비 (非)진료 영역 중심의 성찰 기록과 진료 역량 중심의 수행·피드백 기록이 분리된 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6년 성장 전체를 하나의 언어로 설명하는 통합 포트폴리오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

통합 포트폴리오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부분은 학생마다 졸업할 때 만들어지는 포트폴리오 요약본입니다. 임상실습 e-Portfolio 구축 (안)에서 제시된 방향처럼, 궁극적으로는 학생이 졸업 시점에 학생별 최종 역량평가 포트폴리오를 제공받고, 필요 시 인턴 지원 등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많은 자료가 아니라, 축적된 자료가 설명 가능한 형태로 정리되어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포트폴리오는 쌓는 것만으로는 가치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학생과 학교 그리고 병원 선발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요약·구조화된 졸업본이 만들어져야 비로소 교육적 의미와 사회적 설득력이 생깁니다.


◆‘졸업성과 포트폴리오’의 모습의 제안: 학생생활기록부 + 역량 성장 그래프

졸업성과 포트폴리오의 형태는 매우 실용적이어야 합니다. 단순 서술형 에세이 모음이 아니라, 학생이 이해하기 쉽고 외부에서도 해석 가능한 형태로, 예를 들어 학생생활기록부와 유사한 구성을 취하되, 등수 없이 (석차 없이) 역량의 변화와 성취를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통합 포트폴리오의 핵심 구성품’이 될 수 있습니다.

• 기본 인적 사항 및 상벌, 비교과 요약 (동아리·봉사·어학·논문·독서 등): 다만 ‘스펙’이 아니라 학생의 맥락을 이해하는 자료로 위치시키기

• 졸업성과별 자기 기술 및 자기평가 + 근거 (증빙): 자기 성찰과 목표 설정의 연속성 유지

• 학교 (교육과정)에서 생성되는 역량평가 결과의 시각화- 4년간의 발전 그래프- 최종 오각형 (레이더) 그래프- 특 히 진료역량 달성도 (임상실습 2년 자료의 축적 결과) 포함

• 담당교수 의견 (포트폴리오 지도교수/학년 담당교수 등): 점수보다 ‘해석과 추천의 언어’를 남기는 부분 

이런 형태가 갖춰지면, 학생은 스스로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근거를 얻고, 학교는 Pass/Fail 체계에서 “우리가 무엇을 보고 Pass라고 판단했는지”를 교육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 상기 결과에 대해 적절한 요약본을 만들게 되면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져야 하는 인턴 선발에도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7  맺음말: 성적이 아닌 ‘이야기’를 남기는 교육: Pass/Fail 시대, 학생 성장의 기록

울산의대가 e-Portfolio를 강화해 나가는 과정은 단순히 하나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교육이 무엇을 중요하게 보고, 학생을 어떤 기준으로 성장시키며, 그 성장을 어떻게 공정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평가 철학의 전환입니다.

등급과 석차가 중심이었던 시대에는 ‘점수’가 학생을 대표했습니다. 그러나 Pass/Fail 체계로의 전환은, 학생을 단지 한 줄의 성적으로 요약하기보다 학습과 수행의 과정, 피드백을 통해 변화해 온 성장 궤적, 그리고 전문직으로서 갖추어야 할 태도와 역량을 더 정확히 바라보겠다는 선언입니다. 이 변화 속에서 e-Portfolio는 학생에게는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해석하고 정리하는 도구가 되고, 교수에게는 더 좋은 피드백과 지도를 가능하게 하는 교육 장치가 되며, 학교에게는 교육의 질과 책무성을 설명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짧게 비유하자면, 최근 대학 입시에서 정시 (일회성 시험)보다 수시 과정이 중요해지면서 생활기록부가 강조되는 흐름과 유사합니다. 단 한 번의 성적만으로 학생을 설명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축적된 기록을 통해 성장과 역량을 이해하려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물론 의학교육은 입시와 다르고, 포트폴리오는 스펙 경쟁을 강화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임상실습 e-Portfolio가 중심을 잡아 주면, 학생들이 봉사·독서·연구 같은 비교과 활동을 억지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고, 임상 현장에서의 실제 수행과 성찰, 피드백 반영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울산의대 e-Portfolio는 많이 쓰는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제대로 남는 포트폴리오가 되어야 합니다. 학생의 기록이 평가를 위한 장식이 아니라 학습을 위한 도구로 기능하도록, 평가 기준의 일관성, 피드백의 질, 기록의 부담을 조정하는 설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졸업 시점에 학생 한 사람의 역량이 점수 대신 근거와 이야기로 설명되는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면, 울산의대가 길러낸 의사는 시험 성적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성장으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05505)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43길 88 울산대학교 협력병원 02-3010-4207, 4208, 4209

홈페이지 문의 : wj0216@ulsan.ac.kr, 동문회 문의 : esmoon@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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